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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5년 만에 광우병 발병...수입중단 요구 거세

농식품부, "위험성 낮아...현물검사 비율 3%→30% 확대할 것"
한우협회.소비자단체 등 "안전성 검증될 때까지 수입중단 해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5년 만에 발견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위험도가 낮다는 이유로 수입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현지시간으로 19일 앨라배마주에서 광우병 의심 증상을 보이는 열한 살짜리 암소 한 마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이는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미 농무부 검사 결과, 비정형 광우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비정형 광우병은 나이가 많은 소에서 드물게 발견되는데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미국산 쇠고기 현물 검사 비율을 현재 3%에서 30%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미국의 광우병 발생 현황을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소비자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의 광우병 역학조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추가 대응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광우병이 발견된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국내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도축장과 가공장이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우협회는 "이번 광우병은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키운 암소에서 발견돼 우리 소비자를 불안으로 몰고 있다"면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기존의 3% 검역을 30%로 증가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우협회는 또 "과거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을 때 우리는 수입중단 조치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했다"면서 "그러나 수입위생조건을 여러 번 뜯어고치더니 2012년도부터 비정형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검역강화’로 전환되고 올해 또다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지만 미온적이고 저자세인 정부를 보면 정말 한심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32조에 규정한대로 미국의 광우병 발생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미국에 자료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를 구성해 현지 점검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단체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암소에서 광우병이 발생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도 우리나라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비자 알권리를 충족(소비자기본법 제2장 제4조2항)시키기 위해 정부는 올바른 정보 전달 차원에서 진상 조사를 통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면서 "소비자 안전권(소비자기본법 제2장 제4조1항) 보장을 위해 위생과 검역은 더욱 강화되고 미국산 쇠고기 모니터링 범위 또한 확대 추진해 먹거리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19일 정부에 미국산 쇠고기 잠정 수입 중단 조치를 요구했다.

민변 국제통상위원회는 "우선 수입 중단 조치를 한 후 미국의 동물성 사료 통제 조치 등 광우병 검역의 안전성과 미국 정부 발표대로 비정형 광우병 인지 여부와 감염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검역조치는 이명박 정권 때 촛불시민의 힘으로 만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부칙 6항에서 한국이 확보한 권리이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보장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쇠고기 중 미국산은 시장 점유율 4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수입량이 급격히 늘면서 조만간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다보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은 클 수 밖에 없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며 국내 수입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2008년 수입이 재개됐지만 대규모 촛불시위가 열리는 등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미 FTA 등의 영향으로 수입량이 늘며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07년 6.4%에서 지난해 42.6%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국내 소비량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광우병이 재발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다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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