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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천수만 간척지 염해는 '인재'...농어촌공사, 간월호 물관리 실패 원인"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간척지 모가 죽은 것은 가뭄때문이 아니라 한국농어촌공사가 간월호 물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충청남도 서산시 간척지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비어있는 논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기적으로 보면 벼가 다 자라서 바닥이 보이지 않아야 정상인데 한국농어촌공사의 물관리 부실로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됐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이두원 천수만 A·B지구경작자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7월 중순의 모는 성장이 거의 완성되는 단계다. 그런데 세 번째 모내기를 했음에도 모들이 거의 죽어있다”며 이 모든 원인은 한국농어촌공사의 물관리 부실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탄했다.




이들은 이미 2차에 걸쳐 수십대의 트랙터를 앞세운 수백명의 농민들이 모여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트랙터 시위를 강행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서산간척지 염해는 가뭄에 의한 즉, 천재지변이 아니고 사람에 의한 ‘인재’라는 것.



이 부위원장은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에 걸쳐서 수십억톤의 물을 바다에 방류했다”며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수질관리를 위해서 그랬다거나 매뉴얼대로 처리했을 뿐이라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는 물을 방류하는 것은 농사철 농업용수 공급 가능을 전제로 해야한다며, 농어촌공사의 무책임한 행동을 규탄했다. 또한 이로 인해 발생한 천문학적인 피해에 대해 농어촌공사의 책임과 정부의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농민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지 약 16년, 현대건설에서 농사짓기 시작한 이후로 따지면 31년째인데 그동안 가뭄이 없었겠냐?”며 “지난 2012년에도 이번 가뭄보다 훨씬 더 큰 가뭄이 있었음에도 농업용수 때문에 고민한적이 한번도 없었다. 엄청난 양의 물을 보유하고 있었던 간월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뉴얼에 따라 간월호 물을 방류했다는 것은 농어촌공사의 변명일 뿐”이라며 “관리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왜 올해 처음 물을 뺀건지 이해할 수 없다. 양보해서 매뉴얼대로 처리했다 하더라도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에 따르면, 천수만 A·B지구경작자연합회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퇴진 ▲평년작 수준의 소출 보상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 구체적인 매뉴얼을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 부위원장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염해 문제에 더욱 관심을 쏟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김영록 장관께서 취임도 전에 간척지 현장에 달려와 둘러보고 간적이 있다. 그런데 이후 아무런 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며 “애타고 피끓는 정말 고통스러운 농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간척지 염해 문제는 단지 서산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 서해안, 경기도부터 전라남도까지 많은 간척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전국 간척지 관리를 농어촌공사에서 하고 있는데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며 “다른 농민단체와 연대하고 국회 관련 상임위, 청와대를 비롯해 각계기관에 우리의 아픔과 어려움을 알리고 대책 수립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간척지가 조성될 당시 제방 부실공사로 인해 염해 피해가 커졌다며 보강공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B지구는 현대산업개발에서 농업용수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물을 빼지 않았기 때문에 물양이 부족하지는 않다. 그러나 염도가 높다”며 “이는 제방과 수문에서 해수가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방의 부실공사로 인해 해수가 스며들고 염해로 인해 농민들이 고통받고 경제적 피해를 떠안고 있는 만큼, 그라팅 공사라고 하는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보강공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부위원장은 “민간기업이 관리하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관심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농어촌공사가 이를 이관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희망과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