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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농약인증 전면폐지...초록마을.올가 '비상등'

정부 "GAP 인증 활성화" VS 농가 "유기.무농약 농법 어려워 포기"
저농약인증 기준 토대 자체 인증시스템 마련..."구체적 사항 미정"

친환경농산물 저농약인증제 전면 폐지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유통업계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에 다수를 차지하는 저농약 인증이 2016년 전면 폐지됨에 따라 초록마을(대표 박용주), 올가홀푸드(대표 남제안) 등 유기농 업계는 자칫 존폐 위기에 까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01년 '농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를 도입했다. 유기.무기.저농약 농산물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이에 대형 유통업계는 친환경농산물 코너를 별도로 마련하고 대기업 대상그룹은 초록마을, 풀무원은 올가홀푸드 등 유기농전문점 운영하며 친환경농산물 인증제품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09년 4월1일부터 친환경농업육성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저농약인증은 내년부터 전면 폐지된다. 신규인증은 2010년부터 이미 중단됐고 저농약 인증농가들의 반발에 부딪쳐 정부는 전면 폐지를 2015년까지 유예했다.


정부는 유기농과 무농약만을 친환경농산물 표기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GAP 인증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GAP 제도는 허용기준 내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농산물의 생산, 수확 후 관리(농산물의 저장·세척·건조·선별·절단·조제·포장 등 포함)와 유통의 각 단계에서 위해요소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유기농전문점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6개월 남짓 밖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


농가에서는 내년 전면 폐지를 앞두고 친환경농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유기농과 무농약 농법이 어렵고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병해충이 발병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우리나라의 기후조건 등을 이유로 과수농가들은 유기나 무농약으로 과일 농사를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저농약 인증제를 없애기보다는 과수만의 친환경농업 인증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식량작물이나 채소보다 상대적으로 유기.무농약 재배가 어려운 과일의 경우는 유통가에서도 저농약 인증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대상그룹의 초록마을에서 판매되는 과일, 채소, 양곡의 유기.무농약.저농약 인증 비율을 살펴보면 채소.양곡은 99%이상이 유기.무농약 인증을 받은 제품인 반면 과일은 유기농 20%, 무농약 30%, 저농약 인증 제품이 50%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풀무원의 올가홀푸드 역시 양곡.채소는 100% 유기.무농약 인증 제품이지만 과일은 유기농 10.2%, 무농약 16.0%, 저농약 인증 제품이 73.8%나 된다.


과수농가들이 유기.무농약 농업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부터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친환경인증 과일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기농 전문기업들은 내년 전면 폐지를 대비해 궁여지책으로 내부적으로 인증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초록마을은 지난달 친환경 인증기관 컨트롤유니온과 초록개런티 인증협약을 체결했다. 유통 농산물에 대해 체계적인 생산관리과 인증심사로 저농약 인증 보다 더욱 강화된 기준으로 관리하겠다 것이다.


초록개런티의 주요내용으로는 △ 초록마을 식품안전기준에 의해 검증하였습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 GMO 농산물을 취급하지 않습니다 △ 전문인증기관의 객관적인 심사를 통과 하였습니다 등이 있다.


올가홀푸드는 '안전한 과일을 어떻게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원칙을 바탕으로 저농약 인증 폐지에 대비해 두 가지 대책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무농약 이상의 재배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포도, 감귤류 등의 저농약 품목을 해당 농가와 함께 무농약으로 재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 기존에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과일 재배 관리제도의 저농약 인증 재배와 관리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GAP 인증의 위해요소관리 사항을 강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즉 올가 저농약 과일 재배 관리기준인 화학농약 1/2이하 사용, 화학제초제 사용금지, 잔류농약 1/4이하 등의 안전 재배기준을 유지하면서 GAP 인증을 받은 농가에서 계약재배한 과일만을 공급하겠다는 것.


저농약인증제 폐지에 따른 대안책에 대해 초록마을 관계자는 "많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논의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며 "대안책 중에 하나로 초록개런티를 들 수 있다. 저농약 인증 기준을 참고로 만들어 졌으며 저농약 인증 보다 기준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유기농업협회는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 중 올해 12월 31일 부로 저농약인증제도가 전면 폐지됨에 따라 과수농가 및 일부 과채류 농가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협회는 저농약 인증 폐지로 인한 대응책으로 생산자들이 주체가 되는 자체인증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아직까지 대외적으로 홍보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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