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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한약재가 암치료제 둔갑

'천년학 산야초목 연구소' 홈페이지 허위광고 4억4000만원 챙겨

독성 한약재로 만든 건강보조식품을 암치료제로 속여 판 업자가 구속됐다. '암종양 소멸' 등 거짓 광고 문구로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암 환자와 가족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큰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4일 독성이 있는 한약재를 다른 재료와 섞어 달인 뒤 암치료제라고 속여 판매한 혐의(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정모(6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조업자 정○○씨는 예전에 건강원을 운영한 경험으로 전북 완주군 소재 '천년학 산야초목 연구소'라는 식품제조업체를 차려놓고 홈페이지에 '겨우살이 등 143종 이상의 식물, 전갈 등 45종 이상의 동물 재료 사용', '국립대학병원, 상해 푸딘대학병원 암환자들로부터 검증된 사실', '암으로 고생하던 체험자들이 노벨의학상을 받아야 한다는 가짜 사용후기' 등을 게재해 이를 보고 연락한 암환자 가족 등 피해자 565명에게 주문을 받아 제조, 유통 판매한 혐의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인근 농원과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헛개나무, 뽕나무뿌리 등과 독성이 있는 천남성, 반하 등 한약재, 한약재로 사용하지 않는 닭발, 오리 머리 등을 저가로 들여와 이를 중탕하고 진공팩 포장해 암환자 가족들에게 30개 단위로 80~100만원을 받고 팔아 4억 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말기암 환자들이 곧 사망할 것이고 자신이 판매하는 식품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과 가족들도 이미 말기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환자를 위해 무엇이든지 시도해 본다는 점을 악용해 효과에 대한 아무런 검증없이 시중에 유통되는 동,식물 재료를 무작위로 혼합해 암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허위 게시물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암환자 및 가족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피해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악의적인 불량식품 제조 사범단속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