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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과일주스서 국제기준 초과 '납' 검출

김용익, 허술한 국내 기준치…국제기준 미달 과일주스 327톤 수입

중금속 ‘납’ 국제권고기준치를 초과한 과일주스가 국내에 대량 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 받은 ‘수입 과일주스 납 검사 현황’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제기준치(CODEX) 0.05ppm을 초과한 37건 327톤의 과일주스가 수입․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과일주스 납 허용기준치는 국제기준치보다 6배나 높은 0.3ppm이어서, 해당 제품들은 모두 식약처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고 국내로 수입됐다. 우리나라는 1986년에 0.3ppm 기준을 마련한 이후 현재까지 기준치를 낮추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납’은 인체 내에서 안전한 농도라는 것이 없고, 낮은 농도로도 신경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줄일 수 있으면 조금이라도 줄여야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초등학생 이하 나이가 어릴수록 납에 대한 독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인지능력(IQ)을 떨어뜨리고 충동조절이 안 되는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에 대한 납의 위험성 때문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현재 0.05ppm인 과일주스의 납 검출 허용 권고치를 올해 중으로 0.03ppm까지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기준을 초과해 납이 검출된 수입 과일주스에는 대형마트, 홈쇼핑, 커피전문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기 제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메달 애플쥬스(미국)’는 국제기준치인 0.05ppm보다 최대 4배나 많은 0.07~0.2ppm의 납이 검출됐고, 100% 천연과일주스라는 광고와 함께 건강주스로 임산부․어린이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세레스 주스(남아프리카공화국)’도 국제기준치를 2~3배 초과한 0.1~0.15ppm의 납이 검출됐다.


또한 ‘델스포드 오가닉 주스(프랑스)’, ‘유기농 오렌지 망고 쥬스(미국)’ 등 유기농 제품으로 보이는 과일주스에서도 각각 0.09~0.2ppm, 0.06~0.1ppm의 납이 검출됐다.


‘비타민 나무’로 알려진 중국산 사극열매 주스에서도 국제기준치를 2~4배 초과한 0.1~0.2ppm의 납이 검출됐다.


이밖에도 ‘랑거 석류쥬스(미국)’, ‘트로피카나 오렌지 주스(미국)’, ‘커클랜드 시그니춰 애플쥬스(미국)’, ‘뉴맨스 오운 그레이프 쥬스(미국)’, ‘하비스트 클래식 프룬 쥬스(미국)’ 등의 과일주스에서 국제기준치 0.05ppm을 초과한 납이 검출됐다.


중국과 유럽(EU)은 과일주스의 납 허용기준치가 0.05ppm으로 국제기준과 동일하지만, 식품의 수출은 수출대상국가의 기준치를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에 자국에서는 유통이 불가능한 과일주스를 우리나라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 8톤이 수입된 중국산 ‘사극(열매) 쥬스’의 납 검출치는 0.1ppm으로 중국 자국 기준인 0.05ppm을 2배 초과했지만, 우리나라 기준치 0.3ppm에는 미달하는 수치여서 국내로 수입될 수 있었다.


또한 자국 내 납 허용기준치가 없어, 납 성분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미국산 과일주스도 허용기준치가 높은 우리나라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에 국제기준을 초과한 37건의 수입물량 중 미국산이 2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2011년에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자체 조사를 통해 미국에서 제조되는 과일주스에 납과 비소가 검출됐다고 밝히고, 미국에서 제조되는 과일주스에 대한 납․비소 등의 허용기준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제기준을 초과하는 납이 검출된 과일주스는 전면 수입 보류하고 기준치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시중에 유통된 수입 과일주스 중에서 국제기준을 초과한 과일주스는 해당 업체가 자진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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