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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결의 페스티벌(68) - 송편

우리나라의 삼대명절중 하나인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 송편이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고 깨, 밤, 콩 등의 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어서 시루에 솔잎을놓고 찐 떡이다.


본래 추석 때 햅쌀과 햇곡식으로 오려송편(추석에 햇곡식으로 빚은 것)을 빚어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조상의 차례 상 등에 바치 던 명절 떡으로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부른다.


추석 밤하늘에는 휘영청 밝고 둥근 달이 뜬다. 보름달을 보며 한 해 농사의 수확에 감사하는 건 우리민족만의 풍습은 아니다. 음력 8월 15일에는 중국은 중추절(仲秋節) 일본은 십오야(十五夜)라는 명절로 즐긴다. 그리고 달 모양을 본뜬 ‘달떡’을 만든다. 한국에서는 송편, 중국에서는 월병(月餠), 일본에서는 쓰키미당고(月見團子)를 먹는다. 그런데 월병과 스키미당고는 보름달처럼 동그란 반면, 한국의 송편은 반달 모양이다.
 

추석에 뜨는 보름달 형상과는 대조적인 반달 모양의 송편.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의자왕 때 궁궐 땅속에서 파낸 거북이 등에 ‘백제는 만월(滿月)이고 신라는 반달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점술사는 백제는 만월로 다음날부터 쇠퇴하고 신라는 앞으로 크게 발전할 징표라고 해석했고, 결국 백제는 신라에 의해 멸망했다. 이때부터 반달은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하는 뜻으로 쓰이며 그러한 마음을 담아 송편도 반달 모양의 떡으로 빚었다고 한다.


또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예쁜 딸을 낳는다’ 고 인사 말 을 건네기도 하며 ‘임신부가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익은 송편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 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송편은 지역에 따라 재료와 모양에 차이가 있는데, 대개 북쪽 지방에서는 크게 만들고 남쪽지방에서는 작고 예쁘게 빚는다.


서울지역의 송편은 입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예쁘게 만드는데 모든 음식에 멋을 내는 서울 지역만의 특징이 있다. 


강원도 지역의 감자 송편은 감자녹말을 익반죽(끓는물을 끼얹어가며 하는 반죽)하여 만든다. 감자녹말은 위벽에 막을 만들어 위를 보호하므로, 위장질환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토토리 송편은 멥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섞어 익반죽하여 만든다. 도토리는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도토리의 60~80 %는 녹말이며, 특히 너도 밤나무에서 나온 도토리는 지방질과 단밸질이 많고 녹말이 적다. 구황식품인 도토리는 배가 부글부글 끓거나, 잦은 설사와 잦은 소변에 효염이 있으며 열량도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충청도 지역의 호박송편은 호박을 잘게 썰어 말린 호박가루에 멥쌀 가루를 섞어 익반죽하여 만든다. 색깔이 곱고 단맛이 나며, 쫀득쫀득 하다. 눈에 좋은 비타민 A가 많고, 이뇨작용을 촉진하며,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전라도 지역의 꽃송편은 오미자와 치자, 송기, 쑥 등 이용하여 주로 멥쌀가루와 함께 반죽하여 여러 가지 색깔과 맛을 낸다. 각 종류로 빚어 만든 송편위에 오색의 떡반 죽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꾸미기 때문에 꽃 송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한 전라도 고흥지방에서는 푸른 모싯잎으로 색을 낸 송편을 정갈하게 빚어서 차례상에 올리는데 푸른 모싯잎 송편은 맛이 쌉쌀하며 빛깔이 푸르고 청정하다. 모시잎은 철분이 많아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


제주도지방에서는 송편을 둥글게 만들고 완두콩으로 소를 넣는데 마치 비행접시 모양으로 추석의 둥근달을 연상하여 달님에게 풍요와 가족의 건강을 비는 마음으로 둥근 송편을 빚는 것이라고 한다.


평안도 해안지방에서는 떡을 모시조개 모양으로 작고 예쁘게 빚어 참깨 속을 넣어 희고 깨끗하게 만든 조개송편을 많이 해먹는다. 이것은 해안지방에서 조개가 많이 잡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송편을 빚는 것 이라 한다.


옛 조상들은 송편 속에 솔잎에서 발산되는 정기를 체내에 받아들임으로써 소나무처럼 건강해 진다고 여겼다.


솔잎에는 공기 중의 미생물이나 세균을 죽이는 ‘피톤사이드’ 란 살균물질이 있어 더위가 가시지 않은 음력 8월에 떡을 오랫동안 부패하지 않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솔잎을 이용하는 것에서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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