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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밥상을 통해 배우는 건강 밥상 - 제 27대 순종

노폐물과 독을 몰아내고 각기를 치료하는 잉어와 팥



제 27대 순종

생몰 연도1874~1926/ 재위 기간1907~1910

 

고종과 명성왕후의 맏아들로 태어나 조선의 27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2대 황제로 즉위했다. 순종 주위에는 친일 인사만 포진하고 있어 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1910년 한일합병으로 한반도를 무력으로 강점해 버린 일본은 친일파 정객과의 야합으로 조선 27왕조 519년 역사의 막을 내린다. 순종은 대한제국이 무너지고 황제에서 왕으로 강등되어 1923년 생애를 마쳤다.


조선왕조실록 엿보기


태의원에서 황제의 건강을 진찰할 것을 아뢰었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순종즉위년 정미(1907, 융희 1년)9월 14일

태의원(太醫院)에서 올린 구주(口奏)에, “방금 대령의관(待令醫官)이 전하는 말을 듣건대, 폐하께서 전당에 오르내릴 때 다리 부분이 피로해져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니, 구구한 심정에 지극히 걱정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신들이 의관을 거느리고 입진하여 증세를 자세히 살펴보고 해당하는 약제를 의논하여 결정하도록 속히 허락해 주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써야 할 약제는 대내(大內)에서 쓰겠으니, 경들은 입시(入侍)할 필요가 없다.” 하였다. 재차 아뢰었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태의원 관리가 황제를 진찰하다.
-순종즉위년 정미(1907, 융희 1년) 9월 15일

태의원(太醫院)에서 입진하였는데, 도제조 민영규가 아뢰어 입진할 것을 청하니 윤허하였던 것이다. 의관 이학호 등이 진찰하고 아뢰기를, “왼쪽 부위의 촌맥(寸脈)에 놀라서 동요하는 증세가 있습니다.” 하고, 민영규가 아뢰기를, “해당하는 약제를 의논하여 정해야 하는데, 이때 신들이 퇴출하게 되니, 마음이 더욱 답답합니다. 본원에서 윤직(輪直)하도록 속히 허락해 주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윤직할 필요는 없다.” 하였다.

 

내의원 진단

 

특별히 다치지도 않았는데 다리가 붓거나 아프거나 힘이 없는 경우를 ‘각기병(脚氣病)’ 이라고 부른다. 한방에서 말하는 각기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타민 부족으로 생기는 각기병과는 다른 개념으로, 그 원인과 치료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보통 오랫동안 진행된 만성질환일 경우가 많아 침구치료와 더불어 한약 치료도 같이 병행한다. 일례를 들면 비위 기능이 떨어져서 다리에 힘이 빠지고 다리를 질질 끌게 되는 경우의 각기병은 비위를 보하는 한약과 침구치료를 병행하게 되는 것이다.


순종이 세자일 때부터 자주 체하고 비위 기능이 좋지 않았던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 각기병 또한 약물치료를 병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그런데 각기병의 금기법을 보면 매우 뜻 깊은 말이 나온다. 금기법 중에서 제일 첫 번째로 기록이 되어있는 조문이 바로 ‘성내지 마라’는 조문으로, 이는 성질을 부림으로써 자칫 심기가 흔들려 각기병이 더 심해지거나 낫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의관이 순종을 진찰한 후 맥에 동요하는 증세가 보인다고 말한 왼쪽의 촌맥 부위가 바로 오장육부 중에서 심(心)에 해당하는 부위이다. 하루하루 망해 가는 나라의 마지막 임금으로 그 심맥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니었을까. 식재료로는 노폐물과 독을 몰아내고 각기를 치료하는 잉어와 팥 등이 적합하다.

 

 

수라간의 음식처방 - 잉어를 이용한 음식

임신 부종이나 각기부종에 특효약으로 전해오는 것이 잉어와 팥을 달여 마시는 것이다. 잉어는 중국에서는 3천 년 전부터 애용되어 온 강장 보신 식품으로, 산후 회복에 효과가 좋다. 팥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우러나와 몸속에서의 수분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몸에 부담을 덜 주면서 수분 대사에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이다.

임산부는 간장에 큰 부담을 안고 있으며 그런 때에 소화흡수가 잘되는 양질의 단백질 식품인 잉어와 간장의 기능에 큰 도움이 되는 팥을 곁들여 먹는 것은 음식의 궁합으로 매우 합당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노폐물과 독을 배출하고 각기 치료에 좋은 잉어와 팥을 이용한 음식으로 잉어미역국, 잉어찜, 동지팥줄 등을 권한다.

 

<잉어미역국>

재료(4인분)
잉어 1마리
미역 100g
마늘 1통
참기름 1큰술
간장 1큰술
소금 1작은술
깨소금 1 1/2큰술

 

 

 

 

 

만드는 법

1. 미역은 찬물에 담가 불린다.
2. 잉어는 내장과 비늘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서 생강을 넣고 푹 삶아 뼈를 추려 내고 살을 발라 낸다.
3. 1의 미역을 깨끗이 씻어서 3cm 길이로 잘라 참기름과 간장으로 양념한다.
4. 냄비에 넣고 참기름을 두르고 달달 볶다가 2의 국물을 부은 다음 푹 달인다.
5. 푹 달인 국물에 마늘을 다져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세계음식문화연구원(www.wfcc.or.kr) ☎ 02)511-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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