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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동반성장 '나몰라라'

신세계푸드·한화 경제민주화 역행

기획재정부 대기업 참여제한 권고사항 무시···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상생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구내식당 위탁운영에 있어 신세계푸드, 한화호텔&리조트 등 대기업이 이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 시장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의 구내식당 입찰 진행시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대기업계열 급식업체들을 참여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한화호텔&리조트, CJ프레시웨이 등이 포함됐다. 자산 규모 5조원에 못 미쳐 제외됐던 업계 1위 아워홈 역시 대기업의 방계기업 제한 조치에 의해 공공무분 입찰이 제한됐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권고사항과는 달리 대기업들의 공공기관 구내식당 위탁운영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2월 입찰진행 됐던 국회 직원식당의 경우 기존 대기업인 아워홈이 운영하고 있었으나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구내식당 운영권을 가져가 지난 8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신관에 450㎡ 홀 규모의 '작은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식당 운영업체 선정 시 중소업체도 입찰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가 중소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편다고는 하지만 실제는 중소기업을 말살하는 결과를 내보여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국회 외에도 성동구청 구내식당을 경쟁 입찰 없이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반기마다 한 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내식당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신세계푸드의 구내식당 운영 전반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어 2006년부터 신세계푸드에 위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의 권고사항에 대해 묻자 "물론 따라야 하지만 권고사항인데 굳히 다른 업체에 맡겨 문제가 발생하는것 보다는 낫다"는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 기조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어 "계약 만료가 되면 윗분들과 상의해 다른 방향을 생각해보겠다"며 무성의한 답변을 보였다.


대기업의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은 국회 외에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기술보증기금의 경우 과거 현대그린푸드에서 현재는 삼성에버랜드가 맡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오는 30일 계약이 만료되며 5월 1일부터 아라코가 운영하게 된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를 선정할 당시에는 기획재정부의 대기업 배제 권고사항이 없었다"며 "올해는 권고사항에 따라 대기업은 입찰에 참여하키지 않았으며 아라코, 동원홈푸드, ECMD 등 10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서울종합방재센터는 한화호텔&리조트가 운영하고 있다.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 현황


이들은 중소업체를 몰아내면서 초고속 성장을 지속,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매출 3조6억8158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FC부문은 2011년보다 2000억원 가량 늘면서 1조27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2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23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한화호텔&리조트도 FC부문 5000억의 실적을 거뒀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지난해 1조16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6.8%가 증가했다.


삼성에버랜드와 현대그린푸드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 구내식당 사업을 철수 중이며 향후에도 입찰에 참여 하지 않을 뜻을 밝힌 반면 신세계푸드와 한화호텔&리조트는 기획재정부의 권고사항은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이며 강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이득과 소비자가 원한다면 기획재정부 권고와는 상관없이 계속 참여할 의사를 밝혀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빠지니 아라코·동원홈푸드·ECMD 등 중견기업이 독점


한편 대기업의 입찰 참여 배제에 따른 또 다른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발표 이후 대기업들이 빠진 자리에 중소기업들의 운영 확대보다는 년매출액 1000억 이상의 아라코, 동원홈푸드, ECMD가 독식하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대전청사는 위탁운영업체1과 위탁운영업체2로 나눠 한 업체가 모두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두 곳을 입찰을 진행했으나 위탁운영업체2를 운영했던 아라코가 또 다시 위탁운영업체1의 선정권을 갖게 됐다. 이를 두고 입찰에 참여했던 일부 업체에서는 정식으로 대전청사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위 급식업체인 아라마크는 한국법인 아라코를 내세워 정부대전청사 위탁운영업체1 외에도 국립환경과학원, 신용보증기금,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시 다산콜센터 등 운영하고 있다.


동원그룹의 계열인 동원홈푸드는 세종시 정부청사, 한국전력공사, 서울시인재개발원, 한국수출입은행을, 풀무원 계열의 ECMD는 강남구청, 정부과천청사, 정부중앙청사, 한국전력기술, 마포구청 등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라코, 동원홈푸드, ECMD는 기획재정부에서 말한 상호출자제한 집단의 계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입찰참여가 가능하지만 이 중견업체들은 급식업계의 대기업으로 통한다"며 "말 뿐인 중소기업의 육성·발전인지 실제 대기업이 빠진 중견업체 3사의 살찌우기에 좋은 명분과 구실이 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단체급식시장은 약 20조원, 이중 위탁급식시장은 약 1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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