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요리로 만나는 따스한 세상 이야기

  • 등록 2009.08.12 16: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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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생명 유지를 위해 요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요리를 통해 삶의 즐거움과 충만감을 느낀다.

이것저것 섞어 넣고 이런저런 조리법을 활용하면 아름다운 예술품 하나가 탄생한다. 똑같은 요리법으로도 만들 때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을 보면 음식 한 접시 안에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들어 있는 듯도 하다.

중년의 한국 여자와 황혼기의 미국 여자가 각각 쓴 요리와 세상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2005년부터 홍대 앞에서 쿠킹 스튜디오 '손녀딸의 테스트키친'을 꾸리며 요리 강습과 컨설팅을 해온 차유진씨는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에서 책을 통해 요리를 보고, 요리를 통해 세상과 만난다.

이 책은 요리사의 독서일기이자 애서가의 요리일기다.

저자는 이광수가 1930년대 발표한 소설 '흙'을 1980년말에 읽다가 "방 한가운데 놓인 토스트 브레드, 우유, 삶은 달걀, 과일, 냉수, 커피 등속이 다 상등제 기명에 담겨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는 구절을 발견하고는 충격에 빠졌다고 털어놓는다.

서울역에서 뭔가를 사먹은 경험은 '주황색 그물 스타킹 속 귤과 버터 오징어'밖에 없었으니 '흙'의 이 구절이 마치 '공상과학소설'처럼 다가온 것이다.

저자는 당시 경성역에서 팔았을 아침밥은 영국식 아침식사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한다. 국내에서 몇 년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가 1930년대 '모던보이'들 사이에 버젓이 유행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저자는 김연수의 '굳빠이 이상'에서 시인 이상이 숨을 거두기 전 멜론을 먹고 싶어했다는 대목을 읽고도 비슷한 의문을 품고 1930년대 일간지를 뒤져본다. 그리고 생활 속의 레몬 활용법이나 멜론 재배법이 기사로 상세히 실렸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 책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오에 겐자부로의 '성적 인간' 등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작가의 소설이 그 안에 담긴 요리, 음식과 함께 분석된다.

그리스ㆍ로마 신화라는 '아주 까마득한 시절의 식탁'도 탐구 대상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음식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 부분은 바우키스와 필레몬 정도. 그 외에는 식사를 했다거나 과일을 먹었다는 짧은 묘사에 불과하다.

자연스럽게 '옛날 그리스 사람들은 뭘 먹고 살았을까?'라는 의문에 빠져든 저자는 당시 포도주에서 얻은 천연 효모로 빵을 부풀려 다리가 달린 오븐으로 구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그리스인들이 치즈를 주요 단백질원으로 삼았다고도 전한다.

모요사 펴냄 / 차유진 지음 / 300쪽 / 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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