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쇠고기 교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BSE) 위험 등급을 매기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가 엿새간 일정으로 20일 오후 파리에서 개막했다.
이번 총회는 미국, 캐나다 등 11개국의 광우병 위험 등급을 결정하는데, 이변이 없는 한 미국과 캐나다의 등급을 '통제된 위험(Controlled risk)'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OIE 규정에 따르면 이 등급의 국가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일정 조건에 따라 광우병위험물질(SRM)만 제거하면 원칙적으로 교역 과정에서 연령이나 부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에 갈비를 포함한 뼈 있는 쇠고기 수입 개방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통제된 위험' 등급을 받으면, 비록 강제성 있는 판정은 아니지만 이를 근거로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에, 이번 등급 결정은 각별히 주목된다.
작년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미국 등 11개국은 자체 광우병 위험 관리 보고서를 OIE에 제출했고, 지난 3월 OIE 과학위원회는 미국.캐나다.칠레 등 6개국을 '통제된 위험' 국가로 잠정 평가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문가 그룹의 결정을 추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우리측 관계자들은 판정 결과가 22일 오후께 나올 예정이라면서 이변이 없는 한 미국이 '통제된 위험' 등급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런 등급 판정이 나온다 해도 구속력이 있는 결정은 아니고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위험평가 등 한미 양측의 추가 협상이 반드시 뒤따르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우리측은 이미 OIE 잠정 보고서에 몇몇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과 협상시 OIE의 권고를 존중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의 민간단체 연합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관계자 20여명은 이날 오후 회의장인 옛 증시 건물 밖에서 미국이 '통제된 위험' 등급을 받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지 않다', '미국 쇠고기는 광우병의 모든 위험을 대변한다'라는 불어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40여분 간 시위를 벌여 각국 대표단의 눈길을 끌었다.
시위에 동참한 프랑스 농민동맹 국제업무 책임자인 클로드 지로는 "광우병 문제가 생명과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같은 농민으로서 시위에 동참했다"며 "미국식의 대규모 소 사육 방식에 질병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총회 기간 피켓시위, 기자회견, 3보1배 행진 등을 이어갈 범국본 관계자들은 "미국이 광우병통제국 등급을 받기로 예정돼 있고, 한국 정부가 이를 근거로 쇠고기 개방을 앞당길 수 있다. OIE의 결정에 정치성이 개입될 수 있는 등 객관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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