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 판매하던 토종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견됐다. 정부는 업소들을 폐쇄했지만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올해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것은 지난 7월 경기 화성에서 발생한 이후 두번째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는 지난 22일 모란시장 예찰과정에서 채취한 닭 시료에 대해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28일 밝혔다. 모란시장에서 발생한 AI는 지난 1월 전북 고창의 종오리 농가에서 발생해 전국에 퍼진 AI와 같은 종류인 ‘H5N8형’이다. AI에 감염된 토종닭을 사육한 곳은 인천의 한 농장으로 알려졌다
모란시장은 도심에 있어 반경 10㎞ 안에 가금류 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시장 내 가금류 판매소 18곳에 있던 토종닭과 칠면조, 오골계 등 3202마리를 성남 공공매립장 인근에 매몰 처리하고 닭 판매업소 11곳을 폐쇄했다. 시장에 닭을 판매한 농장들에 대해서는 소독조치와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8일 0시를 기해 경기지역에서 생산하는 가금류와 가금산물의 도내 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주말을 맞아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에서 AI가 발생했고 방역당국이 발생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아 초기 차단 방역에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방역당국은 AI 의심축이 발견됐을 때 언론에 이를 알리고 소독 및 이동제한 조치를 내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22일 의심축을 발견하고 26일 AI 여부를 최종 확인하고도 소독 및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27일 고병원성 여부가 확인되자 뒤늦게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유동인구가 많은 전통시장에서 AI가 다른 곳으로 확산했을 가능성, AI에 감염된 닭이 소비자에게 이미 판매됐을 가능성, 인천의 해당농가에서 다른 전통시장에도 닭을 공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향후 모란시장의 가금판매재개 여부는 경기도와 농식품부가 협의 하에 결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에서 발생하는 AI는 즉시 공개하지만 자체적인 상시 점검을 통해 전통시장 등에서 확인되는 AI는 따로 알리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내년 1월5일까지 전국 전통시장의 닭·오리 등 가금류 판매시설과 계류장, 가금중개상 운송차량에 대해 이동식 고압분무기와 방역차량 등을 이용해 일제 소독에 들어가기로 했다.
고병원 AI는 올 들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지난달 말까지 살처분한 오리와 닭이 1446만 마리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