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열(崔烈)씨의 ‘명언’ 환경운동의 외연(外延)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물론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것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가령 서구(西歐)쪽의 유명한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좁은 의미의 환경문제를 뛰어 넘어 전쟁발발 지역에 접근, 화학무기 등의 사용중지를 부르짖는 일 같은 건 하나의 상징적 사례가 될 만하다. 따지고 보면 인류의 ‘삶’을 둘러 싸고 있는 환경의 범위란 역사의 진전과 함께 날이 갈수록 확장되어 나아갈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이제 환경운동도 종래의 고식적인 것들, 곧 각종의 공해 추방 같은 일 |
이런 가운데 나는 이른바 정치환경의 정화(淨化)란 테마를 제기, 환경운동가들의 주의를 새삼 촉구해 두고 싶다.
생각해 보면 ‘정치’란 것처럼 오늘의 사회에서 우리들 삶의 환경을 광범위하게 지배하고 있는 부문도 따로 있을 것같지 않다.
저명한 환경운동가 최열(崔烈)씨가 남겼던 다음과 같은 ‘명언’은 나의 이런 발의 필요성을 아주 유효하게 뒷받침해 준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가 너무 썩어 나 같은 환경운동가라도 나서 그 악취를 제거해야 할 것 아닌가. ? 놀라웠던 건 그의 이런 진지한 발언과 관련한 대중들의 반응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걸 그저 가벼이 무슨 재치있는 ‘개그’인양 받아들이는 모습에 난 정말 낭패감을 맛봤음을 뒤늦게나마 고백해 둔다. 최씨의 이 ‘명언’이 어찌하여 ‘개그’수준으로 폄하되어야 한단 말인가.
환경전문인이 왜 기성 정치인들의 낙선운동에 끼어드느냐는 힐난에 그는 그렇게 응수했던 것인데, 나는 이로써 그가 매우 사려 깊고, 또 한국 환경운동 방향전환의 분수령을 이룰만한 획기적 선언을 한 셈이라고 치부해 두고 싶다.
그만큼 지금 한국의 정치환경이란 건 부패하여 있고, 그래서 어떤 종류의 환경운동 보다도 절박한 치유의 손길이 요망된다고 할 것이다.
■ 어떤 정치‘코멘트’
오늘의 한국정치가 대체 어떤 지경에 이르러 있는지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는 한 절묘한 문구(文句)가 있다.
지금 한나라당에선 돈 쏟아지는 소리가, 열린우리당에선 깨지는 소리가, 민주당에선 빚쟁이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건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김성순(金聖順)의원이 그의 대변인 재직시절에 내놨던 촌평이다.
한나라당이 이른바 차(車)떼기 불법 정치자금으로 말썽을 일으키고, 정신적 여당이란 곳에서 노 ? 장년 중진들 사이에 잠시 불협화음이 일었던 일, 거기에 자신들의 민주당은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 등을 한데 섞어 해학적으로 묘사한 발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나이 육순을 넘긴 그의 이런 재치에 폭소를 터뜨렸지만, 난 눈시울이 더워지는 걸 느꼈음을 말해 두고 싶다.
다시 돌이켜 볼 것도 없이 일제(日帝)로부터의 해방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컬어 우리들의 ‘정치’란 게 걸어 온 노정(路程)은 말 그대로 온통 형극의 길이었다.
단속적으로 되풀이되어 온 독재에다 군사문화의 창궐까지 겹쳐 이땅에 ‘희망의 빛’이 도래하기나 할 것인지가 의문이었음을 지금 누구라도 익히 기억할 것이다.
그런 끝에 겨우 엊그제 민주화의 서광이 한국인의 여윈 얼굴들에 투영되기 시작한 판에, 이번엔 또 다시 ‘추악한 손’들의 장난이라니…. 다들 알다시피 수년전 이탈리아에선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이란 대대적 정치정화운동이 펼쳐졌었다.
나는 이걸 그 어느 것보다 뛰어난 환경운동의 하나로 규정하고 우리들이라고 이로부터 교훈을 얻지 말란 법이 없음을 한차례 더 일깨워 두고 싶다.


